고용부, 제일약품 등 사업장 2곳 특별감독 결과 노동관계법 위반 15건…54%가 '직장 내 괴롭힘' 진안 장애인복지관 5건 위반…검찰송치 등 조치
【서울=뉴시스】고용노동부 로고. (자료=뉴시스DB)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임원이 여직원을 폭행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중견 제약사 제일약품의 직원 절반 이상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주가 최근 3년간 연장수당, 퇴직금 등 15억여원을 체불한 사실도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의 제일약품 등 사업장 2곳에 대한 특별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2021년 고용부 근로감독 종합계획'에서 근로자에 대한 폭행,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특별감독을 실시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제일약품 사례는 임원이 여직원을 폭행한 사건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이 임원은 모텔로 유인하려던 여직원이 반항하자 길거리에서 폭행한 혐의다. 해당 임원은 지난 1월 해고됐다.
그러나 제일약품 특별감독 결과, 이번 사건 외에도 직장 내 괴롭힘 등 총 15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이 적발됐다.
고용부가 전 직원 945명에 대해 익명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825명(87.5%) 중 53.9%가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866명(91.6%) 중 11.6%는 본인 또는 동료가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거나 본 적이 있다고 답해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거액의 임금체불 사실도 드러났다. 사업주가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 341명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등 15억여원의 임금을 체불했다고 고용부는 밝혔다.
이 밖에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 대한 시간 외 근로금지 위반 등 법 위반도 다수 적발됐다.
직원들이 복지관장의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해 지난달 해당 관장이 해고된 전북 진안군 장애인 복지관도 특별감독을 통해 총 5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이 적발됐다.
전 직원 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17명)의 65.0%가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직원들은 시말서 작성을 강요받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 27명에게 연차수당, 주휴수당 등 1600여만원도 체불했다. 근로조건 서면명시 위반 등 기본적인 노동관계법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부는 이번 특별감독에서 확인된 임금체불 등 법 위반에 대해 보강수사를 거쳐 사건 일체를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지급 위반 등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에 대해서는 조직문화 개선계획을 수립해 모든 근로자가 볼 수 있도록 회사 내에 공개하는 한편, 지방노동관서에 제출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추가 신고 접수에 대해서는 별도 조사를 진행한다.
권기섭 고용부 노동정책실장은 "앞으로도 노동자들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해 특별감독을 강화하겠다"며 "신고사건 처리 분야에선 강제수사 지원팀을 신설하는 등 취약계층 노동자 보호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용부가 올해 들어 3월 현재 특별감독을 실시한 사업장은 제일약품 등 총 3곳이다. 이 중 직원을 때려 숨지게 한 응급환자 이송업체 '신세계 911'에 대한 특별감독 결과는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