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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뉴스]왜 첫 직장이 중요하냐고? 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미치니까!
날짜 : 2018-03-15

이중노동시장 구조를 없앨 수 있을까?
출처 : KBS / 인포그래픽 : 권세라
최근 화제가 된 논문 「청년기 일자리 특성의 장기효과와 청년 고용대책에 관한 시사점」 1~2쪽의 한 대목입니다.
특히 경력 초기 일자리 특성이 향후 고용과 임금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나은 일자리에서 경력을 시작하는 편이, 눈높이를 낮추어 바로 일을 시작하는 것보다 생애주기 소득 극대화 관점에서 더 나은 선택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주장이죠? 폴 크루그먼 교수가 쓴 책 『지금 당장 불황을 끝내라』에 인용된, 예일대 리사 칸 교수의 논문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즉 불황이 장기화되면 그 악영향은 더욱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예일대의 리사 칸 교수의 졸업생 추적 연구(The Long-Term Labor Market Consequences of Graduating College in a Bad Economy)는 불황기에 졸업한 학생과 호황기에 졸업한 학생의 인생은 완전히 다른 궤적을 갔다는 것을 보여준다. 불황기에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사회생활 초기부터 낮은 임금을 받기 시작해, 생애 전반에 걸쳐 낮은 소득을 경험했다(negative wage expects to graduating in a worse economy hich persist for the entire period studied).
쉽게 이야기해, 불황을 맞아 ‘높은 실업률’에 놀라 저임금·저숙련 일자리를 잡는 순간 이게 평생 고착화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불황기에 졸업한 학생은 최대한 ‘눈높이를 높여’ 맞춤한 직장을 찾을 때까지 버티는 게 최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출처 : 앞의 논문, 19쪽
그림 2-12에서 보듯 니트(NEET)족 비중이 날로 높아집니다. 즉 최근의 청년층 고실업은 순환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결합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2014~2016년 불황으로 기업이 채용 규모를 줄인 상황에서 ‘첫 번째 일자리의 임금이 생애의 임금을 결정한다’는 것을 파악한 구직자들이 저임금 일자리 취업을 미루고 계속 구직활동 및 공무원시험 준비 중임을 시사합니다.
출처 : 앞의 논문, 28쪽
논문 2쪽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조금 더 인용해보겠습니다.
실증분석 결과, 첫 일자리로의 이행 기간은 고졸자에게는 큰 영향이 없으나 대졸자에게는 장기적으로 임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첫 일자리의 임금은 모든 그룹에서 향후 노동시장 성과에 강한 설명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일자리 임금이 향후 노동 시장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나타나는지를 살펴본 결과, 고졸자의 경우 관측된 첫 일자리 특성 중 임금 외의 변수들은 장기적 영향이 관찰되지 않았다. 따라서 초임 자체 혹은 초임과 연관된 기업의 미관측 특성이 고졸 근로자들의 향후 노동시장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반면, 대졸자의 경우에는 초임뿐 아니라 경력 초기 기업규모와 고용형태가 향후 노동시장 성과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부터 기업규모와 고용형태를 중심으로 한 이중노동시장 구조가 이 그룹의 경력형성에 큰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었다.
출처 : 앞의 논문, 75쪽
표 5-2는 이 내용을 잘 보여줍니다. 생애 첫 번째 일자리의 임금은 모든 그룹에서 향후의 임금과 고용에 대해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집니다. 쉽게 표현해 첫 번째 일자리에서 높은 임금을 받으면 그 후 내내 고임금과 안정 고용을 보장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대로 첫 일자리에서 낮은 임금을 받으면 내내 고생한다는 뜻이 됩니다. 이는 계수 값을 보면 대졸로 갈수록 커집니다. 경력 7~8년차 중 고졸은 0.284인 반면 대졸은 0.444입니다. 꽤 유의미한 차이가 나오죠. 고임금 일자리를 잡는데 실패했다면, 그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조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출처 : 앞의 논문, 82쪽
예. 금방 짐작하셨듯 대기업에 들어가는 게 낫습니다. 다시 말해 같은 임금이면 대기업으로 가야 합니다. 표 5-7은 첫번째 직장의 규모와 이후 임금 및 고용 안정의 성과를 보여줍니다. (다양한 조건을 통제한 다음에도) 기업 규모가 큰 곳에서 첫 직장을 잡는 게 이후 10년에 걸친 임금과 고용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첫 직장의 ‘지위’가 향후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습니다. 첫 직장이 상용직, 흔히 말하는 정규직인 경우 이후 내내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대졸자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고졸이나 전문대학교 졸업자는 첫 직장이 대기업이냐 아니냐의 영향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소멸하지만 대졸자는 시간이 흘러도 효과가 약간 줄어들지언정 계속 유지됩니다.
출처 : 앞의 논문, 87쪽
결국 이상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는 한 구조적 실업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답답합니다. 논문 109쪽에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만 잘 와 닿지는 않네요.
반면, 대졸 청년들의 경우에는 기업규모와 고용형태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중노동시장 구조를 완화하여 경력 초기의 불운이 평생 지속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력 간, 경력 내 상향이동이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직무별 숙련의 표준화를 진행함과 동시에, 과도한 전직제한 내지 경업금지 조항의 효력은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동일한 맥락에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청년창업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통합적 지원과 재도전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 물론 이는 적극적 노동시장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노동시장 전체의 거시적 구조조정 노력과 병행되어 야 한다.
경제에 ‘대기업/중소기업 혹은 상용직/비정규직의 강한 이중구조가 존재하는 것을 없애야 한다’는 결론인데 이걸 어떻게 없앨 것이냐의 문제가 여전히 남거든요. 아무튼 저는 이 정도에서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출처 : 인사이트 노트 201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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