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내세운 바 있어 서민들과 노동계의 기대가 크다. 노동계의 입장은 극단적 소득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최저임금 1만원으로 임금소득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6천470원이다. 이를 월급으로 하면 135만2천230원이다. 올해 2인 가족 최저생계비가 168만8천669원임을 생각하면 33만6천439원이나 부족하다. 최저임금이 최저 생계비보다 아래여서는 안되지만 이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따라서 서민과 노동계는 당연히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계는 영세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걱정한다.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일자리 감소사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영계의 ‘우려’에 대한 반론도 있다. 17일 열린 ‘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인태연 회장은 700만명에 육박하는 국내 자영업자들 중 300만명은 월수입이 100만원도 안된다고 했다. “이들의 어려운 실정이 최저임금 인상 반대 논리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이유는 임금 문제가 아니라 재벌 대기업의 시장 파괴로 인한 것이 첫 번째”라고 반박했다.
어쨌거나 최저임금 1만원은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필요하다. 비록 오늘 당장은 어려울지라도 이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수원시가 도입한 ‘생활임금제’가 관심을 끈다. 수원시와 노동계, 경영계, 시민단체가 모인 노사민정협의회는 지난 2014년 9월 생활임금제 시행을 의결했다. 당시 최저임금은 5천210원이었는데 수원시가 정한 생활임금은 그보다 18% 높은 6천167원이었다. 그해엔 수원시 소속 저임금근로자에게, 2015년엔 수원시 출자·출연기관 소속 근로자(404명)까지, 2016년엔 ‘수원시로부터 사무를 위탁받았거나 시에 공사·용역 등을 제공하는 기관·업체 소속 근로자, 하수급인이 직접 고용한 근로자’에게도 확대했다.
올해 수원시생활임금은 최저임금보다 22% 높은 7천910원이다. 2019년까지 1만원이 목표다. 지난해엔 5개 음식점을 운영하는 ‘㈜열기’도 수원시 생활임금제에 동참했다. 김경재 대표이사는 직원만족도가 높아져 근속기간이 길어졌고 양질의 서비스로 이어졌단다. 정부와 경영계는 수원시의 생활임금제를 눈여겨 보기 바란다.<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출처 : 2017.05.18. 경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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